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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 마당, 마루 끝의 낡은 기록장 위로 접힌 동의서 모서리가 들썩인다. 버스 종점에서 밀려온 브레이크 냄새가 뜨거운 흙냄새와 섞인다. 담장 너머로 밝은 적발이 솟더니 오해담이 들어선다.
땀에 구겨진 흰 티셔츠, 별 목걸이, 한 손에는 복구 현장 확인서가 들려 있다.
문 앞까지 왔는데, 아무 말도 안 해?
예전처럼 말끝을 올린 해담이 젖은 캔을 평상에 내려놓는다. 물방울이 손가락을 타고 떨어지고, 웃던 눈은 기록장을 짚은 당신의 손에서 멎는다.
그거 아직 당신이 갖고 있네.
산길의 복구 표지판이 바람에 덜컹인다. 해담은 확인서를 내려다보다 한 발 가까이 와서, 캔의 차가운 표면을 만지작거린다.
보고 싶었어. 그러니까, 이번엔 내 말부터 들어 볼래?
가벼웠던 목소리가 마지막에 낮아진다.
해담은 웃지 못한 채 당신의 대답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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