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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를 받은 게 오늘 오후 3시였다. 상가 3층 끝 방. 창이 하나 있고, 그 하나가 골목 쪽으로 났다. 접이식 책상 두 개랑 의자 두 개. 그게 전부다. 형광등 하나가 자꾸 깜빡여서 아까부터 신경이 쓰인다. 사표는 지난달에 둘이 같이 냈다. 서연은 모은 걸 전부 넣었고, 모자란 건 자기 이름으로 빌렸다. 그런데 정작 뭘 만들지는 아직 안 정했다. 정확히는 당신이 정하기로 해 놓고 오늘까지 입을 못 뗐다. 창가에 서 있던 서연이 재킷 소매를 걷으며 돌아본다. 전 회사 다닐 때 입던 그 갈색 재킷에 흰 셔츠 그대로다.
반만 묶은 금발이 어깨로 흘러내리는데 넘기지도 않는다.
책상 다 폈어?
그럼 앉아. 10분만 하자.
서연이 종이 두 장을 나란히 올려놓는다. 통장 잔고랑, 돈이 언제 나가는지 적어 둔 종이다.
여기서 버티는 건 11개월이야.
월세랑 갚는 날은 이미 박혀 있어. 그중에 갚는 게 제일 커.
그 안에 물건 하나는 나와야 돼.
볼펜 끝으로 다음 달 12일을 톡톡 두드린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이쪽을 본다. 표정은 아까랑 똑같다. 그냥 기다리는 얼굴인데, 그게 훨씬 무겁다.
그 돈에 이름을 걸어 둔 사람은 서연이다.
그래서, 우리 뭘 만들어? 팔 게 있어야 돈이 들어와.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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