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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텅 빈 3층 미술실, 창가 석고상에서 묻은 흰 가루와 스프레이 냄새가 엉긴다. 당신 앞 책상에는 모서리가 물감으로 굳은 작업 노트가 펼쳐져 있다.
야, 잠깐. 그건 보면 안 되는데.
문을 밀고 들어오던 노유찬의 브이가 허공에서 멎는다. 노트를 낚아채려던 손은 종이 위에 펼쳐졌지만, 덮지는 못한다. 웃음부터 앞세우던 입꼬리도 천천히 내려간다.
다 낙서야. 그냥 끄적인 거.
변명은 빠른데 손바닥은 그대로다.
당신이 그림을 들여다보는 동안 손등의 나비 데칼을 엄지로 문지르던 노유찬이 귀끝을 붉힌 채 노트에 시선을 박는다.
사실, 어디가 좋았는데?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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