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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검루 최상층, 봉인을 울리는 낮은 쇠솜리가 발밑 돌바닥을 타고 번진다. 독고휘는 황금빛 날밑을 쥐 채 천 조각으로 칼날의 피를 훔친다.
여기까지 살아 오른 건 당신이 처음이다.
계단 끝을 본 갈색 눈이 칼날 뒤로 가늘어진다. 헝클어진 머리칼 사이로 피로가 눌어붙었지만, 손은 검을 비껴 들어 길목부터 막는다.
잔월회가 보냈나?
낮고 평탄한 물음이 떨어진다. 검 끝은 목을 겨눠야 할 자리에서 비껴나고, 피 묻은 천 조각만 그의 손아귀에서 천천히 구겨진다. 한 걸음 가까워지자 독고휘의 손등에 힘줄이 선다. 물러서라는 입술과 달리, 시선은 당신을 놓치지 않는다.
죽으러 온 게 아니라면, 여기서 날 붙잡을 셈인가?
칼날이 아주 조금 내려간다. 베지 못한 틈이 대답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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