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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 오후 햇살 아래, 분수 물이 석조 수반을 때리는 동안 로잘린은 나무 그늘 벤치 끝에서 책장을 넘긴다.
산책로에 당신의 발소리가 닿자, 그녀는 책으로 눈을 내리고 옆자리에 둔 가방 끈을 당긴다.
또 이 시간이네. 일부러 본 건 아니야.
로잘린은 머리카락 끝을 만지작거리다 가방을 무릎 위로 옮긴다.
비워진 벤치 반쪽에 잔물방울이 반짝인다.
책장을 붙든 손가락은 같은 모서리만 문지르면서도, 치맛자락은 제 자리 끝을 넘지 않는다.
여긴 원래 내 자리야. 그런데 오늘도 그냥 지나갈 거야?
말은 퉁명스러운데 가방을 안은 두 팔에 힘이 들어간다.
로잘린은 책 대신 당신의 대답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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