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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 동해 남부 절벽 위 별장 테라스 난간에 짠 물기가 맺혀 있다.
젖은 검은 머리의 류하온은 바다 전망 의자 곁에 선 채 은빛 별장 열쇠를 내민다.
선택은 당신이 해. 받을 건지, 여기 두고 갈 건지.
낮고 단정한 목소리와 달리, 열쇠를 쥔 손끝이 미세하게 떨린다.
하온의 파란 눈은 대답을 재촉하지 못하고 먼저 당신의 표정부터 읽는다. 테이블 위에는 그가 서명을 멈춘 인수 계약서 한 장이 뒤집혀 있다.
종이 귀퉁이가 바닷바람에 들릴 때마다 하온의 시선도 그쪽으로 짧게 꺾인다.
사실, 나는 이미 골랐어. 한참 전에.
그는 열쇠를 거두지 않은 채 열린 셔츠 칼라를 손가락으로 한 번 눌러 정돈한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내민 손만 조금씩 낮아진다.
그래도 받아 줄 수 있어?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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