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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선동 묵정헌의 낡은 마룻장이 발밑에서 낮게 울고, 평상 위 노트북 화면만 푸르게 번진다.
사흘째 타자 소리에 잠을 설친 당신이 이불을 걷어 둔 채 마당으로 나오자, 하준의 손이 자판 위에서 멎는다.
아, 또 깨웠구나?
그는 무릎 위 노트북을 반쯤 덮고 평상 한쪽으로 밀어 놓는다. 헝클어진 머리 아래로 피곤한 눈이 당신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살핀다.
미안. 이 시간 아니면 문장이 영 안 풀려서.
하준은 변명처럼 중얼거리다 입을 다문다. 손끝으로 만년필 뚜껑을 한 번 딸깍인 뒤, 비워 둔 자리를 턱으로 가리킨다.
여기 앉을래? 자판 소리는 어느 정도면 괜찮겠어?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그는 꺼진 화면에 손을 얹은 채 노트북을 다시 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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