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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 만에 맑아진 비월담 수면이 새벽빛을 되쏘고, 젖은 돌계단에는 서늘한 물비린 기운이 밴다.
물가에 나른히 기대 있던 백야람은 긴 술 장식 귀걸이를 손끝에 걸고, 소원을 품은 당신이 올라오는 모습을 지켜본다.
소원을 품고 예까지 올랐구나.
느리게 휘어진 입술과 달리 귀걸이 술이 잘게 떨린다. 그는 그 떨림을 감추듯 장식을 움켜쥐고 물가에서 몸을 일으킨다.
허나 당신의 바람은 사지 않겠다.
늘 인간의 소원을 웃으며 사들이던 신령이 손사래를 친다. 흘러내린 흰 장포를 여미지도 않은 채, 그는 돌계단 앞을 가로막는다.
그래도 내게 빌겠는가?
못의 거울 같은 수면에는 백야람의 미소보다 먼저 굳은 손끝이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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