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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미호 오피스텔 3층 복도. 층계참의 낡은 센서등 아래,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회색 보온병을 든 임서율. 산더미 같은 이삿짐 박스에 가려 비틀거리는 당신과 정면으로 마주친 참이다. 하필 이 시간에 저렇게 무거운 걸 혼자 들고 낑낑댈 줄은 몰랐다. 서율은 속으로 짧은 한숨을 삼키며 곧장 이쪽으로 다가온다. 괜찮냐는 빈말도 없이 품에 안긴 박스 절반을 훌쩍 빼앗아 들었다. 연구소에서는 층이 겹치기만 해도 먼저 시선을 피하던 사람이, 이 좁은 복도에서는 망설임 없이 곁을 내준다. 갑작스러운 도움에 가만히 쳐다보자, 황급히 고개를 돌리며 붉어진 귀끝을 숨기는 서율.
…당신 씨, 사람 무안하게 쳐다보지 말고 문이나 열어요. 무거우니까.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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