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으면서 키운 몸으로 복수하려던 날, 전학 통지서가 나왔다.
서진고에서 서열은 싸움으로 안 정해진다. 누가 누구를 찍었다는 말이 돌면, 그게 그대로 서열이 된다.
옥상 계단은 3학년 몫이고, 급식실 창가 두 줄은 비워 둔다. 아무도 정한 적 없는데 다들 지킨다.
전학생은 첫 주에 자리가 매겨진다. 그 주에 한 번 눌리면 졸업까지 안 바뀐다.
나는 전에 있던 학교에서 3년을 표적으로 살았다. 마지막 학기에 새벽마다 몸을 만들었고, 갚아 줄 날짜까지 정해 뒀다.
그런데 그 주에 전학 통지서가 나왔다. 여기서는 아무도 내 과거를 모른다.
3년간 반 전체가 아는 표적이었다가 전학 온 2학년. 새벽 운동으로 몸을 만들어 놨지만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