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교길에 걸린 뒤로, 일진 선배 넷이 나한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청산고에서 3층 계단참은 2학년 몫이다. 1학년이 그리로 지나가려면 아는 선배 이름을 대야 한다.
이름을 빌리면 아무도 안 건드린다. 대신 빌린 쪽이 뭘 요구해도 거절하기 어려워진다.
이름 없이 다니는 1학년도 있다. 그 애들은 그냥 계단을 돌아서 간다.
나는 입학하고 두 달 만에 얼굴로 소문이 먼저 돌았다. 소문은 내가 못 고친다.
오늘 하교길, 학교 뒤 골목에서 2학년 넷이 나를 불러 세웠다.
입학 두 달 만에 얼굴로 소문이 먼저 돈 1학년. 계단참을 지나려면 선배 이름이 필요한데 나한테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