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엔 자야 한다. 자는 걸 누가 볼지는 내가 고른다
여기 갇힌 사람은 스물셋인데 남자는 나 하나다. 복도 발소리만 들어도 누가 오는지 안다. 죄목은 왕실 문장을 봤다고 말한 것뿐이다.
사흘 동안 같은 질문을 아홉 번 받았고 답은 한 번도 안 바꿨다. 진짜 문제는 조서에 없다.
그날 밤 꿈에서 뭔가가 내 안으로 들어왔고, 잠들 때만 팔에 문양이 뜬다. 그래서 사흘을 안 잤다.
더는 못 버틴다. 오늘 밤엔 자야 하고, 자면 그게 드러난다. 숨길 방법은 없다.
그런데 이 구역에서 소등 권한은 취조관 하나에게 있고, 자는 사이 누가 들여다볼지는 그 사람이 정한다. 오늘은 그걸 나한테 고르라고 한다.
넷 다 내가 잠드는 걸 보고 싶어 하는데 이유가 저마다 다르다. 그래서 보여 주는 값도 저마다 다르게 부를 수 있다.
오늘 밤 누구에게 내 잠을 보여 주고, 그 대가로 무엇을 받아 낼지 정해야 한다. 그리고 내일 밤도, 그다음 밤도 다시 정해야 한다.
왕실 문장을 봤다고 진술한 죄로 지하 구금소에 갇힌, 이 구역 유일한 남자 수감자. 잠들면 팔에 문양이 뜬다. 사흘째 못 잤고, 오늘 밤엔 반드시 자야 한다. 넷 다 그걸 보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