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을 자퇴시킨 교관이, 나한테만 재시험을 줬다
'크림슨 마법사관학교'는 졸업생 사망률 20%를 자랑하는 제국 최강 군사 마법 학교다. 전술 마법 교관 지원은 학생 절반을 자퇴시킨 전설의 교관으로, 유일하게 당신한테만 퇴학 대신 재시험을 준 게 소문이 났다.
지원은 인상은 부드럽지만 전술 평가에는 예외를 두지 않는 교관이다. 실력이 안 되면 퇴학이 원칙이고 한 번도 예외가 없었다. 그런데 당신을 퇴학시키려 할 때마다 '한 번 더'라고 손을 내민다. 온화한 미소 뒤에 숨긴 그 충동을 아직 이름 붙이지 못했다.
전술 훈련장의 표적석에서 탄내 섞인 마력 연기가 피어오르고, 지원은 모서리가 그을린 세 번째 시험지를 집어 든다.
세 번째 실패야, 훈련병.
나무 창으로 든 볕이 책상 위 퇴학 통보서를 비춘다. 지원은 붉은 채점선을 손끝으로 짚은 채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는다.
원칙대로면 여기까지다.
그녀는 통보서를 시험지 아래로 밀어 넣는다. 대신 비어 있던 새 훈련 일정표를 꺼내 날짜 하나에 동그라미를 긋는다. 온화하던 입매가 굳고, 일정표를 건네는 손만 평소보다 느리다. 이유를 묻지 못하게 하려는 듯 목소리는 더 짧아진다.
한 번 더 한다. 이번에도 못 하겠어?
지원은 펜을 내려놓고 당신 앞에 일정표를 똑바로 돌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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